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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3부작 종영…3.3% 동시간대 1위, 유종의 미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가 보이지 않는 세상의 곳곳에서 '뒷것'을 자처하며 살아간 김민기를 조명하며 3부작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5일 방송된 SBS 스페셜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3부에서는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탄생시킨 연출가 ‘아침이슬’의 천재 음악가 김민기의 잘 알려지지 않은 행보를 조명했다. 김민기가 유독 학전 어린이 무대에 열정을 쏟았던 이유와 함께, 그가 어린이들을 위해 행했던 헌신들이 공개돼 방송 당일이었던 ‘어린이 날’의 의미를 한층 뜻깊게 만들었다. 이에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3부의 시청률 3.3%를 기록하며 동 시간대 방송된 전 채널 프로그램을 통틀어 1위를 기록했다. (닐슨 코리아 기준)이날 방송은 김민기가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에 위치한 민간인 통제 구역에서 농사꾼으로 살았던 특별한 이력을 조명하며 흥미롭게 시작했다. 신군부 시대가 열리고, 혼란한 정세 속에서 정권의 탄압을 받던 김민기가 ‘너 죽는 꼴 보기 싫다’는 모친의 간곡한 말에 주변과의 연락을 모두 끊고 마지막 선택이라고 생각하며 귀촌을 선택했던 것이다. 이 당시 농사를 지을 줄도 몰랐던 김민기는 마을 주민들과 어울려 품앗이로 농사를 짓기도 하고, 동네 아이들의 운동회와 졸업식에 참석해 사진을 찍어 주기도 하면서 인간적인 정을 나누며 단꿈 같은 1년여를 보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김민기는 농촌의 수익을 위해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을 썼다. 그는 쌀을 팔고 싶지만 판매 루트가 없어 가슴앓이하는 주민들을 위해 당시 광고 기획자인 친구 이상우의 도움을 받아 신문에 광고를 싣고, 연천과 도시를 직접 연결해 중간 유통마진을 줄인 판매 구조를 만들어 농부들에게 높은 수익을 안겼다. 이처럼 농촌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했던 김민기는 연천 집이 의문의 화재로 전소되는 바람에 농촌 생활을 접고 다시금 서울로 돌아와야 했다.이후 민주화를 소망하는 대중의 염원이 극으로 치달은 1987년, 故 이한열 열사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시청광장에 김민기의 ‘아침이슬’이 애국가처럼 울려 퍼졌고, 당시 선봉에 섰던 안내상은 “많은 사람들이 그 노래로 위로받았고, 마음을 가다듬는 계기가 됐다. 김민기 선생님의 역할이 대단했던 것”이라며 김민기의 영향력을 증언했다. 그러나 정작 김민기는 “나 역시 이한열 열사 노제에 갔었다. 사람들이 ‘아침이슬’을 부르는데 소름이 끼치긴 하더라. 그 순간 그 노래는 그 사람들의 것이었다”라며 역사의 스포트라이트에서 한걸음 물러섰다.그런가 하면 신군부 시대가 막을 내리고, 김민기는 15년 만에 비로소 금지곡 가수 신분에서 해방되면서 ‘학전’의 대표로서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학전에서 탄생한 걸출한 문화 콘텐츠가 대중에 알려진 것 이상으로 훨씬 다양하다는 사실이 드러나 놀라움을 안겼다. 유홍준의 한국 미술사 강연을 시작해, 인기 예능이었던 ‘윤도현의 러브레터’와 ‘이소라의 프로포즈’의 전신인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가 모두 학전에서 기획된 것이었다.또한 김민기는 2004년을 기점으로 학전에서 어린이 무대를 선보였다. 어린이들에게 판타지를 보여주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아이들의 고민을 본질적으로 이해해 주려는 목적에서 만든 작품들로 김민기가 학전 설립 당시부터 생각해 왔던 것이었다. 김민기는 장애에 대한 편견을 깨는 이야기, 학교 폭력에 대한 이야기 등 현실적인 주제를 어린이 무대에 담아냈는데 이를 위해 초등학교 전 학년, 전체 교과서를 공부했다는 사실이 공개돼 놀라움을 자아냈다. 더불어 어린이 무대 티겟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해 보다 많은 아이들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했고, 운영난 속에서도 소위 돈이 안되는 어린이 무대를 20년 동안 고집하며 어린이들을 향한 진심을 드러냈다. 특히 김민기가 학전에서 어린이 무대가 있는 날이면 매번 객석에 내려가 아이들 웃음소리를 듣곤 했다는 일화는 훈훈함을 더했다.이 같은 김민기의 어린이 사랑은 대학생 김민기의 ‘신정야학’ 활동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었다. 1973년 김민기는 뜻을 같이하는 친구들을 모아, 당시 가정 형편 때문에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공장에서 일을 하는 어린 아이들을 위해 무료로 공부를 가르쳤다. 신정야학 출신으로 중졸, 고졸 검정고시를 모두 합격하고 4년제 대학까지 다녔다는 장남수는 꿈을 꿀 수 있게 해준 김민기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또한 김민기가 달동네 어린이들을 위한 공공 보육시설 ‘해송유아원’ 건립을 위해, 금지곡 가수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감수하고 비밀 모금 공연에 참여한 일화도 공개됐다. 당시 가수로서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농사를 짓던 김민기는 아이들을 위한 공연의 취지에 선뜻 힘을 보태며, 오랫동안 잡지 않았던 기타를 다시 잡았다고. 이후에도 김민기는 해송유아원에 직접 지은 쌀을 기증하는가 하면 운영 전반에 관심을 기울이고, 해송유아원 원생들이 언제든 학전 공연을 무료로 볼 수 있게 지원하기도 했다.그런가 하면 신정야학을 함꼐했던 김한, 김준규, 이인용은 하나의 에피소드를 통해 김민기의 남달랐던 어린이 사랑을 전했다. 이들은 “당시 야학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교과서를 별도로 만들었다. 영어 교과서 속에 ‘I am a laborer, you are a owner(나는 노동자, 당신은 사장)’라는 문구가 있었다. 이때 문제 제기한 게 김민기 선배였다. ‘너희가 아이들한테 정신 주입을 하려고 이걸 하려고 한 게 아니지 않냐’라고 했다”며 어떠한 이데올로기적 목적도 없이, 그저 순수하게 아이들을 돕고자 했던 김민기의 진정성을 증언했다. 나아가 “저항의 심볼처럼 되었지만 사실 그가 바란 것은 조금 더 좋은 세상, 조금 더 따뜻한 세상”이라면서 “김민기 선배는 그저 그가 만든 노래 ‘상록수’ 같은 사람이었다”라고 입을 모아 먹먹한 여운을 선사했다.이처럼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는 1부에서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못자리 학전의 뒷것을 자처했던 연출가 김민기의 이야기를, 2부에서 엄혹한 시국 속 음악으로 수많은 이를 위로하고 민심을 움직였던 민중의 뒷것 김민기를, 마지막 3부에서는 아이들의 순수한 웃음소리를 연료 삼아 따뜻한 미래를 만들고자 애쓴 세상의 뒷것 김민기를 조명하며 우리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가치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귀한 계기를 선사했다. 또한 김민기를 기억하는 기성 세대에는 진한 공감과 향수를, 김민기를 모르는 세대에는 좋은 어른의 롤모델을 제시하며, 학전의 폐관과 함께 역사의 뒤편으로 멀어져가는 김민기를 잊지 말고 기억하자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더욱이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는 김민기 주변인사 100여명의 생생한 인터뷰, 나아가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초연 영상, 김민기의 친필 노트, 미발매곡 음원 등 지금껏 대중에 공개된 적 없는 다채로운 자료들을 아카이빙해, 대한민국 대중문화사와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김민기라는 거인의 사료로서 가치를 더했다.한편 SBS 스페셜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는 철저히 무대 뒤의 삶을 지향하며 방송 출연을 자제해 온 학전 대표 김민기의 이야기를 담은 최초의 다큐멘터리로, 5일 3부를 끝으로 종영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5.0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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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종합예술”…‘눈물의 여왕’, 전세계 사랑받은 포인트3

스튜디오드래곤이 기획 및 제작한 ‘눈물의 여왕’이 지난달 28일 16부작을 끝으로 종영했다. '눈물의 여왕'은 국내 방영 채널 tvN의 최대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우며 새로운 흥행 역사를 썼다.‘눈물의 여왕’은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시청자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넷플릭스 톱10 TV시리즈(비영어) 부문 주간 랭킹에서 주목할만한 성적을 기록한 것. 방영 8주 연속 톱10에 진입했고 4월간 1위~2위를 오가며 현재도 차트 최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글로벌 누적 시청시간은 3억 7320만 시간이다. 해외 콘텐츠 리뷰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Rotten Tomatoes)에서는 관객점수 94%를, 일본 최대 콘텐츠 리뷰 사이트 필마크스(Filmarks)에서는 5점 만점에 4.5점을 기록했다.스튜디오드래곤은 6일 외신이 극찬한 ‘눈물의 여왕’ 흥행 포인트를 전했다.#장르의 이종교합...“마치 한 편의 종합예술”‘눈물의 여왕’ 속에는 김수현과 김지원이 연기한 두 주인공의 애절하고 아름다운 로맨스만 담긴 것이 아니다. 재벌가 내의 음모와 가족들간의 사랑과 오해, 주변 인물들의 활약상은 마치 코미디쇼를 연상케 한다. 미국 타임 매거진(Time magazine)에서는 '눈물의 여왕'을 가리켜 “K-드라마가 다른 어떤 형식보다 잘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신선한 조합을 만들기 위해 장르를 혼합하는 것”이라 말했다. 캐나다 스크린랜트(Screenrant)에서는 “드라마와 코미디가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자아내는 장면은 ‘눈물의 여왕’만의 주특기“라고 평가했다.#작감배 삼위일체...작가의 이야기+감독의 연출+배우들의 열연 ‘눈물의 여왕’은 '사랑의 불시착(2019)', ‘푸른 바다의 전설(2016)’, ‘별에서 온 그대(2013)’ 등 다수의 글로벌 히트작을 배출한 박지은 작가, ‘불가살’을 연출한 장영우 감독과 ‘빈센조’, ‘작은 아씨들’을 연출한 김희원 감독의 제작진과 독보적 매력으로 다양한 필모를 쌓아내려간 김수현-김지원 배우의 조합으로 시작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잘짜여진 조합이 만들어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외신에서는 “이야기를 창조해낸 작가의 힘, 눈을 한 시도 떼지 못하게 하는 아름다운 연출, 이 모든 것을 그대로 구현해내는 배우들의 열연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삼위일체’였다”고 입을 모았다. 캐나다 스크린랜트(Screenrant)에서는 “눈물의 여왕의 성공요인은 무척 많지만 ‘K드라마의 레전드로 불리우는 작가’, ‘동화적인 연출’, ‘균형잡힌 캐릭터’에 모든 배우들의 열연과 특히 주연 배우의 케미스트리가 환상적” 이라 평하며 "출연진들은 모든 장면에서 놀랄 연기를 보여준다, 조연부터 주연까지 모든 등장인물들의 연기가 작품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고 극찬했다.#풍성한 이야기의 변주...쉽지만, 쉽게 예측할 수 없다‘눈물의 여왕’에는 시청자들이 따라가기 쉽게 이야기가 흘러가지만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매 화 시청자들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변주가 있었다. 미국 포브스(Forbes)에서는 “많은 한국 드라마가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로 끝을 맺는데, 이 드라마는 여기서 이야기가 시작이 되는 것이 인상적”이라 설명했다. 캐나다 스크린랜트(Screenrant)에서는 “이 드라마 안에는 계속해서 기대치를 뛰어넘는 이야기가 있다, 수 많은 서브 플롯이 메인 플롯에서 벗어나는 순간 순간을 즐겁게 만들어 준다”고 칭찬했다. 미국 타임 매거진(Time magazine) 역시 "이 이야기는 결혼생활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통해 사랑에 빠진 이유를 재발견하게 되었다, 예측이 가능하지만 가끔 이를 빗겨나가기도 하고, 몹시 인간적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끝으로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에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는 엄청난 반전들이 있었지만 궁극적으로 이 이야기는 두 사람의 사랑으로 끝을 맺었다”며 "마지막 순간 가장 순수한 행복에 도달한 가장 로맨틱한 K드라마”라고 극찬했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5.0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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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플랫폼 무비블록, 영화제 출품 기회 ‘오픈영화제’ 신설

글로벌 Web3 독립영화 플랫폼 무비블록이 ‘오픈영화제’를 선보인다.무비블록 측은 오는 28일부터 ‘오픈영화제’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신설된 ‘오픈영화제’는 출품 제한을 두던 기존의 온·오프라인 영화제와는 달리 창의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데 초점을 맞춘 참여형 서비스이다.성별, 연령, 국적 등 관행적 자격요건을 철폐하고 영화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무료로 자신만의 영화를 상영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또한 순수 창작예술, 습작 및 실험 작품 등 주제에 대한 허들을 낮춰 접근성 확대를 꾀했다. 모든 장르의 작품을 공개하고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며 독립영화 업계에 활기를 띄우겠다는 계획이다.신규 창작자는 오픈영화제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알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영화제 출품의 기회가 부족했던 청소년 및 대학교 동아리, 독립영화 커뮤니티 등 누구에게나 공평한 출품의 기회를 부여할 뿐 아니라 작품의 선정부터 상영 기간까지 모든 과정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무비블록 김경익 대표는 “창작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작품을 쉽고 간편하게 선보일 수 있는 밀접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오픈영화제 서비스가 독립영화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3.25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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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스타] 신현빈 표 클래식 멜로는 ‘담백하다’

“연기한다는 생각이 안든다. 그냥 주변에 있는 누군가의 인생 이야기를 보는 것 같다.”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에서 신현빈의 연기를 본 한 누리꾼의 댓글이다. 신현빈은 극중에서 사람들에게 조금은 외면받지만, 특유의 순수하면서도 솔직함을 잃지 않는 무명 배우 정모은을 연기한다. 무엇보다 신현빈의 과하지 않고 담백하게 감정선을 풀어내는 연기가 ‘멜로’와 잘 어울린다는 평이다. 그간 작품에서 로맨스는 물론 코믹, 휴머니즘,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한 그가 정통 멜로 연기로 또 한 번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진우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의 소리 없는 사랑을 다룬 클래식 멜로다. 이 작품을 통해 신현빈은 정우성과 주연 배우로 첫 호흡을 맞췄다. 그는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대사를 혼자 채워나가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신현빈이 고민한 흔적은 드라마 곳곳에 묻어있다. 1화에서 정우성이 청각장애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신현빈은 이전보다는 조심스러운 목소리 톤과 행동으로 그를 대한다. 목소리 대신 눈빛과 수화로 정우성과 소통하며 사랑을 키워나간다.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신현빈은 이번 작품을 위해 약 1년 동안 수화를 배우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했다는 후문이다. 자체 최고 시청률(1.8%)을 기록한 2화 엔딩에서는 신현빈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 정우성의 손을 자기 목에 가져다 대며 “우리가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다”고 말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목소리의 울림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전한 것. 신현빈은 “2화 엔딩 장면은 대본을 볼 때부터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하고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촬영하는 순간까지도 온 마음을 다해 전하고자 했는데 그 장면을 많이들 좋아해 주셔서 기쁘다”고 전했다. 신현빈은 2010년 영화 ‘방가? 방가!’ 주연으로 데뷔했다. 당시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 된 만큼 신현빈에 대한 이목이 쏠렸다. 그는 극 중에서 베트남 과부 역을 연기했는데 ‘실제 베트남 사람이 연기한 것 아니냐’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호연을 펼쳤다. 신현빈은 이 영화로 2011년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성공적인 데뷔식을 치렀다. 이후 영화 ‘공조’, ‘변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드라마 ‘추리의 여왕’, ‘자백’, ‘아르곤’ , ‘미스트리스’ 등을 통해 인지도를 쌓았다. 특히 2020년 방영된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로 신현빈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신현빈이 연기한 인물은 간담췌외과 펠로우인 장겨울. 환자 몸에 득실대는 구더기를 아무렇지 않게 척척 뗄 만큼 프로정신이 강하지만 무심한 성격 탓에 때론 환자의 마음을 살피지 못하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정 폭력 가해자를 온몸으로 막아내는 등 덤덤하게 감동을 주는 면모 덕에 시즌1에선 주인공 5인방을 제치고 한 포털사이트 인물캐릭터 일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에서는 감정 기복이 심한 미술 교사 구해원을, ‘괴이’에서는 하나뿐인 딸을 잃고 모든 걸 내려놓은 천재 문양 해독가 이수진을,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는 엘리트 법대생까지. 워낙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오간 덕에 신현빈은 팬들 사이에서 ‘얼굴 갈아 끼우는 신현빈’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이제는 클래식 멜로까지, 신현빈의 변화는 끝이 없다. 그는 “‘사랑한다고 말해줘’가 가지고 있는 따뜻한 정서를 있는 그대로 느껴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진우와 모은 두사람의 ‘소통’을 지켜보면서 시청자분들도 그동안 무심히 지나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상대의 마음, 나의 마음을 바라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매주 월,화 ENA와 지니TV에서 방송 된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12.06 06:10
스타

세븐, '겨울나그네'로 뮤지컬 무대 복귀

가수 세븐이 ‘겨울나그네’로 뮤지컬 무대에 복귀한다.세븐은 다음달 15일부터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겨울나그네’에서 박현태 역을 맡았다. 이 역할에는 세븐과 함께 슈퍼주니어 려욱, 아스트로 진진이 트리플 캐스팅됐다. 극중 박현태는 주인공 한민우를 진동생처럼 아끼며 정다혜에 대한 감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이다.세븐은 지난 2015년 ‘엘리자벳’에서 죽음 역할을 맡아 뮤지컬에 데뷔한 이후 2018년 ‘도그파이트’ 버드레이스 역, 2021년 ‘사랑했어요’ 윤기철 역으로 무대에 올랐다. 이번이 4번째 뮤지컬 작품이다.‘겨울나그네’는 한국 현대문학의 대문호 고 최인호 작가의 소설이 원작이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었던 아름다운 사랑과 잃어버린 젊은 날의 순수에 대해 이야기한다.1997년 예술의전당 개관 1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뮤지컬 ‘겨울나그네’는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돼 흥행에 성공했고 2005년 12월 국립극장에서 업그레이드된 공연으로 다시 선보였다. 올해 공연은 최인호 작가 10주기를 맞아 새롭게 재창작돼 돌아온다. ‘명성황후’, ‘영웅’ 등을 제작한 ㈜에이콤이 제작을 맡고 윤홍선 프로듀서와 윤호진 예술감독을 필두로, 김민영 연출, 김형석 작곡가, 양재선 작사가, 신은경 작곡/음악감독, 박동우 무대 디자이너, 구윤영 조명 디자이너 등이 참여해 클래식이 주는 감동은 유지하면서 달라진 시대상에 맞춰 새로운 조화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재탄생시킬 예정이다.순수한 의대생이었으나 아버지의 죽음과 출생의 비밀로 뜻하지 않은 사건들에 휘말리는 한민우 역에는 이창섭과 인성(SF9), MJ(아스트로), 렌이 캐스팅됐다. 민우와 운명같은 사랑에 빠지지만 계속되는 엇갈림 속에 현태에게 의지하게 되는 성악과 학생 정다혜 역에 한재아, 임예진, 제니 역에 민선예, 여은이 출연한다. 주아, 오진영, 김상현, 진상현, 서영주, 서범석 등 탄탄한 연기력에 기반한 조연들과 앙상블들의 합류로 극의 완성도를 더할 예정이다.이번 공연은 내년 2월 25일까지 예정돼 있다. 1차 티켓오픈은 오는 15일 인터파크에서 진행된다.김은구 기자 cowboy@edaily.co.kr 2023.11.10 10:33
예능

“술 없이도 솔직할 수 있구나…” ‘소소연’ 제작진이 전하는 비하인드 [IS인터뷰]

“술 없이도 이렇게 솔직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오해가 쌓이는 게 있으면 대화로 바로바로 풀더라고요. 오히려 어른들보다 성숙하구나 생각했어요.”‘소년소녀 연애하다’ 제작진이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티빙 오리지널 ‘소년소녀 연애하다’ (이하 ‘소소연’) 이희선 PD, 이언주 작가와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달 5일 공개된 ‘소소연’은 처음이라 서툴고, 서툴러서 더 설레고 선명한 순간들을 마주한 소년과 소녀. 어쩌면 사랑일지도 모를 감정을 나누며 보내는 첫사랑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9일 기준으로 6회까지 공개됐다. 제작진은 “실제 현커(현실 커플)가 탄생했다. 요새 현커 소식 보는 낙으로 산다”라고 귀띔했다. ‘소소연’은 청소년들의 풋풋한 연애감성을 차별점으로 내세웠지만, 화제성 면에서 큰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청소년 연애에 몰입하기가 어렵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소소연’은 연애 프로그램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는다. 순수한 설렘도 ‘자극’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 시리즈를 연출한 바 있는 제작진은 ‘소소연’만의 차별점으로 술이 등장하지 않는 점을 꼽았다. “성인 연애 프로그램에서는 ‘술’이 감정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소소연’은 술 대신 우유랑 주스를 들고 사랑을 이야기하죠. 오히려 촬영하면서 아이들한테 우리가 배운 것 같아요.” 제작진은 ‘소소연’을 제작할 때 최대한 10대의 장점을 살리고자 노력했다. “사복을 입는 모습보다 교복을 입고 나오는 장면들이 많아요. 그 나이대 가장 예쁜 옷은 교복이라고 생각했어요. 예술을 하는 친구들이다 보니 교복도 개성 있게 잘 입더라고요. 흥미로웠어요.”‘소소연’에 나오는 총 10명의 학생은 모두 예술계통 진학을 준비 중이다. 뮤지컬부터 프로듀싱, 피아노, 발레, 미술 등 분야도 각양각색이다. 제작진은 “촬영이 끝나고 출연자 학부모 한 분에게 전화가 오셔다. 프로그램에 나가고 예술적으로 성장한 게 눈에 보인다고 감사하다고 하시더라”면서 “소름이 쫙 끼쳤다. 확실히 10대다 보니 좋은 영향력은 빠른 속도로 흡수하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제작진은 ‘소소연’ 출연자들이 10대인 점을 고려에 심리 상담 교사도 섭외했다. “10대들이잖아요. 본인의 감정에 빠져서 주체를 못 할까봐 상담 선생님이 항상 현장에 있었어요 . 그런데 웬걸? 아이들이 오해가 쌓이거나 서운한게 있으면 서로 대화로 다 풀더라고요. 어른들보다 성숙한 것 같아요. 결국 상담 선생님은 큰 수확 없이 돌아가셨습니다. 하하.” 또 제작진은 패널로 출연한 재재와 문상훈에게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들 덕분에 ‘소소연’을 챙겨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제작진은 “재재씨와 문상훈 씨는 어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동시에 특유의 유쾌한 입담으로 웃음을 안겼다”면서 “첫 촬영 하고 나서 ‘와 이거면 됐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 과몰입러라고 할 만했다. 덕분에 지켜보는 우리도 과몰입할 수 있어서 고마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제작진은 가장 스타성이 돋보였던 출연자로 ‘수민’을, 앞으로 서사가 기대되는 출연자로는 ‘유리’를 꼽았다. “수민이 외모 이야기가 엄청 많더라고요. 저희도 수민이는 첫인상부터 순수하게 예뻐서 놀랐던 것 같아요. 유리는 ‘소소연’에서 기대되는 친구예요. 유리 서사가 정말 절절한데 초반에 공개하기 아까워서 일부러 뒤로 미뤘을 정도예요. 눈물 콧물 쏙 뺍니다.”‘소소연’은 매주 목요일 오후 4시 주 1화씩 공개된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11.10 00:00
연예일반

악기와 노래, 몸으로 표현하는 춤까지…문화에는 삶이 담겼다 [제10회 문화대상]

해금앙상블 셋닮이 ‘이데일리 문화대상’ 10번째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셋닮은 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대상을 품에 안았다. 셋닮은 지난 6월18일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공연한 ‘세 번째 이야기’로 국악부문 수상에 이어 대상 트로피도 들어올렸다. 셋닮은 최초의 해금트리오 앙상블로 실력파 솔리스트로 각자 자리매김한 중견 해금 연주자 김현희(서울시국악관현악단 수석), 이승희(영남대 교수), 김혜빈(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수석)이 의기투합해 지난 2018년 창단했다. 셋닮은 “소박하지만 재주 많은 악기인 해금의 무한한 가능성과 표현 영역의 확장을 위해 모인 솔리스트 앙상블”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한 뒤 “이 길을 함께 걷고 있는 해금 연주자들과 영광을 함께 하고 싶다. 앞으로도 꾸준히 발전하고 대중에게도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셋닮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2013년 공식 출범한 ‘이데일리 문화대상’은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을 통합하는 유일무이한 시상식이다. 올해도 국악을 비롯해 연극, 클래식, 무용, 뮤지컬, 콘서트까지 지난 한해 공연예술계를 달군 총 6개 부문 공연들 중에서 최우수 작품이 선정됐다.연극 부문 최우수상은 극단 청춘오월당의 ‘우리교실’이 차지했다. 이 작품은 우리와 같은 식민 지배의 아픔을 겪은 폴란드 국가의 현대를 통해 전쟁과 인간성의 상실, 인종 갈등 등의 보편적인 사회문제를 환기하며 화두를 제시해 호평을 받았다. ‘우리교실’을 연출한 전용환 극단청춘오월당 대표는 “유명하지도 않은 극단 청춘오월당과 ‘우리교실’을 주목해주고 인정해준 심사위원분들과 이데일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연극작업은 나이가 먹을수록 점점 더 재밌어지고 있다. 조만간 곧 세상을 들썩일 작품을 위해 세상 한 귀퉁이로 돌아가 조금 더 열심히 작업을 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다졌다.클래식 부문 최우수상은 발트앙상블의 ‘2023 발트앙상블 정기연주회’였다. 이번 공연은 ‘밤의 그림자’를 주제로 인간 내면에 두려움, 고통, 처절함을 넘어선 아름다움이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담아내며 수준급 앙상블을 펼쳤다는 평가를 얻었다. 이지혜 음악감독은 “발트앙상블은 해외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인들이 모인 단체다. 우리가 외노자로서 겪었던 서러움, 아픔, 고충들과 그 과정에서 배웠던 모든 귀한 경험들을 온전히 음악으로 표출해내는 특별함이 있다”면서 “그 음악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 감동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발전하겠다”고 강조했다.무용 부문은 서울발레시어터의 ‘클라라 슈만’이 수상했다. 천재 음악가 로베르트 슈만의 아내 클라라 슈만의 강인했던 삶을 모던한 발레로 표현하며 피아노 4중주의 음악과 함께 주인공의 감정을 극대화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최진수 서울발레시어터 단장은 “길고 긴 코로나19 시기를 겪고 현재 생존해서 남아 있는 민간예술단체들은 사실 저희처럼 너무 힘들고 외로웠을 거다. 암흑 같은 긴 터널을 힘겹게 지나 받는 상이라 더욱 값지고 보람된 것 같다”며 “이제는 민간단체에도 활동 기간과 역량에 따라 적극적인 관심과 차등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관심을 촉구했다.뮤지컬 부문에서는 쇼노트의 ‘멤피스’가 호명됐다. 심사위원단 사이에서 “편견과 인종 차별이라는 동시대적 문제를 다뤘음에도 화려함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김영욱 쇼노트 대표는 “지금도 인종갈등은 계속되고 있고, 무엇보다 차별이란 것이 여러 형태로 변형돼 삶에서 아주 밀접하게 존재하기에, 이 작품은 충분히 공연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용기를 냈다”며 “‘멤피스’가 앞으로도 계속 공연되면서, 아직도 차별과 편가름으로 반목하는 세대에 문화가 가진 힘을 발휘해 주길 기대하다”고 전했다.콘서트 부문은 4세대 대표 보이그룹 중 하나인 에이티즈의 ‘더 펠로우십 : 브레이크 더 월’이 뽑혔다. ‘퍼포먼스 강자’ 그룹답게 강렬한 안무와 음악으로 관객의 시선을 압도했다. 에이티즈는 “전 세계에 계신 40만여 명의 ‘에이티니’팬덤명)분들과 만났다. 곳곳에 계신 팬들과 가까이에서 호흡하고 교감하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을 쌓았기에 이 상의 의미가 더욱 깊은 것 같다”며 “항상 저희를 보며 큰 응원과 환호 보내주시는 팬분들 덕분에 더욱 힘내서 무대를 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값진 상의 영광은 ‘에이티니’에게 돌리겠다”고 강조했다.특별상인 프런티어상과 공로상은 가수 김호중과 인간문화재 이영희 명인이 받았다. 19살부터 성악을 시작해 2020년 TV조선 ‘미스터트롯’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김호중은 성악과 트롯을 넘나드는 장르로 많은 대중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이영희 명인은 1991년 국가무형문화재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로 지정됐다. 국악의 전통을 잇는데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건립을 위해 200억원 상당의 집과 토지를 기부하는 등 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인물이다. 김호중은 “처음 노래를 시작했을 때 언젠가 많은 분께 사랑받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러기 위해 매일 꿈을 꾸었고, 그 꿈을 향해 달려갔다. 노래가 좋아서 성악을 시작했던 아이가 우연한 기회로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다”며 “여러분도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시길 바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이영희 명인은 “의미있는 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최근에는 국악인들이 설 무대가 사라지고 대학교의 국악과도 축소되고 있는데, 예능 보유자들이 충분히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되고 계속해서 후학들을 양성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염원을 드러냈다. 올해 ‘이데일리 문화대상’은 10주년을 맞아 최우수상 상금은 5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대상 상금은 1000만 원에서 1500만원으로 올랐다. 곽재선문화재단 주관, 문화체육관광부와 우리은행, KG그룹, 할리스 후원으로 개최됐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11.02 06:00
생활문화

“가장 한국적인 것”…그윽한 빛의 향연, 이화자 화백 개인전 ‘창연’

“가장 한국적인 게 무엇인지 여전히 헤매요.”한국 채색화가 내화 이화자 화백은 여든살이 넘어 백발이 됐어도, 여전히 아이처럼 순수하다. 한국채색화를 사랑하고, 한국적인 것에 눈을 떼지 못한다. 이 화백은 석채, 분채 등 전통재료를 여전히 고수하며 채색화를 기반으로 풍경, 화조, 영모화 등 다양한 소재를 작품에 녹인다. 떠오르는 착상을 여러 소재, 표현 방식, 색채로 표현하지만 결국 이 화백이 말하고 싶은 것은 “가장 한국적인 내용”이다. 그리고 그 길을 잃지 않는다. 그의 작품들엔 ‘오래된 옛것부터 그윽한 빛이 나온다’는 전시전의 주제 ‘창연’처럼 고고하고 품격 있는 분위기가 흘러나온다. 17일 서울 중구 정동 스페이스 소라에서 개관 초대전인 ‘이화자 개인전-창연 蒼然’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다소 쌀쌀한 날씨 탓에 얇은 모직 외투와 투톤의 머플러를 멋스럽게 차려 입고 취재진을 만난 이화자 화백은 패션을 칭찬하는 말에 소녀처럼 수줍어 하다가도,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몸을 앞으로 빼면서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다.이 화백은 한국 채색화의 정착에 앞장선 인물이다. 천경자 화백의 수제자이자 그를 잇는 채색화 2세대로 1960~1970년대 한국 채색화의 발전에 기여했다. 무엇보다 1990년대 현대화의 물결 속에서도 한국 채색화를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한국화만의 독창성 보존에 힘쓴 것으로 높이 평가받는다. 이번 전시는 이화자 화백의 초기작과 중기작은 물론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와 색채로 표현된 한국적 아름다움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다. 한지 위에 분채로 표현된 ‘4월’(1980) ‘달밤’(1995), ‘초여름’(1989), ‘세월2’(1998), ‘해금강’(1997), ‘회상’(2018), ‘겨울 두물머리1’(2003) 등이 각기 다른 주제로 전시장을 가득 채운다. 이들 중 이화자 화백이 가장 애정하는 ‘4월’은 물바램 채색 기법으로 완성됐다. 가까이 볼수록 포근한 분위기 속 은은한 금가루가 뿌려진 듯한 황홀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화백은 물가에 쑥을 그려냈는데 “이렇게 쑥을 그린 작가는 나밖에 없을 듯하다”고 웃으며 “쑥은 우리나라 전통음식에 쓰인다. 고대 신화에서도 곰이 쑥을 먹고 웅녀가 됐다고 하지 않나. 이처럼 한국적인 걸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것을 계속 끄집어내야 한다. 훗날 더 선진국이 된다 하더라도 우리 것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한지 위에 분채뿐 아니라 비단천과 화선지를 통해 콜라주로 표현한 ‘풍어제’에서는 우리나라 전통 제의와 토속 신앙에 대한 이 화백의 각별한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이화자 화백은 1943년생으로, 어린 시절부터 붓을 잡아 수채화를 익힌 후 대학 시절부터 인생 모두를 한국 채색화와 함께 했다. 채색화를 더한 수묵화에 정진하기도 했으며, 우리나라 민족 고유의 색깔을 탐구하기도 했다. 여든이 넘을 때까지 가장 한국적인 것에 천착한 이 화백의 소회는 어떨까. 이번 전시에선 10여 년 전 경기 가평으로 작업실을 옮긴 후 내놓은 밝은 색채와 풍경화들을 감상할 수 있는데, 이 화백은 가평에서 바라본 노을 배경의 ‘회상’(2018)을 설명하던 중 “이젠 생과 사의 사이를 생각하게 된다. 때론 과거를 뒤돌아 보게 된다”며 “여기에서 탄생한 게 ‘회상’”이라고 말해 숙연함을 불러일으켰다. 동시에 분홍색과 주황색이 은은하게 어우러진 배경으로 차분히 흐르는 강물은 그림에 대한 이 화백의 순수한 열정과 품격을 느끼게 한다. 조세진 스페이스 소포라 갤러리 디렉터는 갤러리의 첫 전시로 이화자 화백의 작품을 선보이는 것에 대해 “이곳은 과거 조선시대 궁터의 일부이고, 20세기 우리나라 문화를 주도한 곳이자 예술가들의 향유지였다. 품위와 격조가 있는 곳”이라며 “이화자 화백의 작품들은 품위와 격조로 표현된다.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이 화백의 보석 같은 작품들을 관람객들에게 소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스페이스 소포라 갤러리는 전시뿐 아니라 북토크, 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화자 개인전-창연 蒼然’은 오는 18일부터 오는 12월 9일까지 열린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10.18 05:59
연예일반

[IS리뷰] 자극적인 연애 예능에 지쳤다면… 한편의 웹드 같은 ‘소소연’

‘나는 솔로’부터 ‘하트 시그널’, ‘환승연애’ 등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꾸준히 사랑받는 콘텐츠다. 그러나 때로 너무 자극적이라서 피곤하거나, 리얼 프로그램이 아닌 연예인 등용문으로 변질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여기 10대들의 첫사랑이라는 차별화된 포맷을 들고 온 리얼리티가 있다. 바로 티빙 오리지널 ‘소년소녀 연애하다’ (이하 ‘소소연’)다. 지난 5일 첫 공개 직후 10대들의 연애가 몰입도를 떨어트린다는 평도 있었지만, 10대 특유의 풋풋한 감성과 영상미로 한 편의 웹드라마를 쌓고 있다는 평도 받고 있다. 성인 연애 리얼리티와 다른 ‘소소연’만의 매력을 짚어봤다.◇ 다른 점: 어른들은 직업, 예고 학생들은 ‘전공’ 연애 리얼리티에 직업소개는 필수코스다. 상대방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고, 의외의 모습을 발견하는 반전 매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직업 자체가 주는 매력도 있기 때문. 반면 10대 학생들이 출연하는 ‘소소연’은 각자의 주특기, 전공으로 매력를 발산한다. 프로그램을 기획·공동 제작한 콘텐츠 제작사 블랙페이퍼 유규선 대표는 “각자 전공이 있는 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을 섭외해서 성인들의 직업을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소소연’ 1화에서 예고에 재학 중인 혹은 진학했던 여학생 4명과 남학생 4명이 모여 서로의 전공을 추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술부터, 보컬, 발레, 연기, 모델 등 각양각색이었다. 여기서 또 한 번 ‘소소연’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서로의 전공을 탐색할 수 있는 ‘1대 1클래스’ 시간이 있다는 것. 한 남학생은 수준급의 피아노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호감을 느끼고 있는 여학생이 피아노를 가르쳐 주자 처음 배우는 듯한 모습을 보여 흐뭇한 미소를 유발하기도 했다. ◇ 좋은 점: BGM+영상미 맛집 ‘소소연’ 1화에서 8명의 소년 소녀들은 전라북도 고창군에 위치한 베이스캠프로 향한다. 드넓은 하늘과 푸른 논이 펼쳐진 이곳에서 ‘소소연’ 출연자들은 강아지 산책도 시키고, 설치된 카메라 부스에서 ‘인생네컷’도 찍으며 추억을 저장한다. 특히 ‘소소연’ 출연자들은 잠을 자는 시간 이외에는 항상 교복을 입고 등장하는데, 이 또한 무해한 시골풍경과 한데 어우러지면서 영상미를 더한다. 패널 문상훈은 ‘소소연’ 1화를 지켜보면서 “영화 ‘소나기’ 2023년 버전 같다”고 평했다. ‘소소연’을 한 편의 영화처럼 보이게 하는 데에는 적재적소에 들어가는 BGM 덕도 크다. 유규선 대표는 “음악을 들으면 그때 추억이 생각나듯 ‘첫사랑’이라는 키워드를 간지럽게 그려내기 위해 배경 음악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첫 회에서 공개된 가수 십첸치의 ‘시작된 걸까’는 현재 누리꾼들 사이에서 “애니메이션 오프닝 곡 같다”는 호평을 받으며 ‘소소연’의 과몰입을 유발하고 있다. 이외에도 치즈, 허회경, 윤지영 등이 가수로, 옥상달빛, 브로콜리 너마저, 에피토 프로젝트 등은 프류듀서로 OST 작업에 참여해 ‘소소연’의 풍성함을 더할 예정이다.◇이상한 점: 순수함이 만들어 내는 ‘자극’ ‘소소연’을 보고 있으면 동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이 든다. 소년 소녀들은 솔직하고 꾸밈없는 말로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에게 표현한다. “너 학교에서 인기 많지”, “스트레이키즈 필릭스 닮았어” 등 직설적이지 않아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마음을 전달한다. 여기에 호감있는 상대에게 키링을 선물하려는 친구를 도와주고, 키링을 받지 못한 친구를 위해 자신이 받은 키링을 숨기는 등 10대들이 만들어 내는 순수함이 기성 연애 리얼리티와는 다른 여운이란 감성을 자극한다. 또 소년 소녀들은 밤마다 ‘소소록’이라는 일기장에 자신의 감정을 정리한다. 이날 가장 인상 깊었던 사람, 마음에 변동이 있는지 등 글로 써 내려가며 자신의 감정을 한 번 더 객관화한다. 박희연 CP는 “누군가는 10대의 연애를 안 좋은 시선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10대들이 ‘소소록’을 통해 감정을 정리하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일련의 과정을 ‘성장’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소년 소녀들의 사랑과 성장을 담은 ‘소소연’은 현재 2화까지 공개됐다. 매주 목요일 한 편씩 공개된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10.12 06:15
연예일반

[오동진 영화만사] 왜 지금, 다시, 백남준인가

극장은 넓고 (볼 만한 그리고 봐야 할) 예술영화는 많다. 부산영화제가 거의 끝나갈 무렵인 지난 9일 저녁 서울에서는 주목할 만한 행사가 하나 열렸다. ‘백남준 : 달은 가장 오래된TV’ 시사회이다. 감독인 아만다 킴과 특히 제작자인 배우 스티븐 연이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현재 할리우드에서 배우 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그는 일절 공식 행동을 삼가는 모습이어서 더 주목을 받았다. 스티븐 연은 영화 ‘미나리’와 ‘놉’,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 미국 AMC 배급인 드라마 ‘워킹 데드’ 등으로 할리우드 최고 스타 배우 반열에 올라 선 인물이다. 이번 시사회는 이례적으로 매우 조용하게 지나갔다. 일절 인터뷰나 그 흔한 무대인사조차 진행되지 않았다. 이번 다큐에서 스티븐 연은 중간중간 이어지는 내레이션을 맡았다. 이날 시사회에는 배우 유태오 예지원 방은진 등과 함께 김한민 감독 등 다수의 영화인과 문화예술인 약 2백명이 참석했다. ‘백남준 : 달은 가장 오래된TV’는 특이한 다큐멘터리다. 전체 구성이 순수하게 푸티지(자료화면)로만 돼있다. 스티븐 연의 내레이션 분량도 그리 많지 않다. 어디서 저런 자료를 구했을까 싶을 만큼 중요한 영상이 쏟아지듯 보인다. 아만다 킴 감독은 자신의 주관은 일절 배제하려는 듯, 백남준과 그의 예술에 대한 객관적 연대기만으로 영화를 이어간다. 어쩌면 가장 ‘정통스럽지 않았던’ 인물에 대해 가장 정통의 방법으로 애기하고 기록하겠다는 식이다. 그런 의도의 화법이 느껴진다. 영화는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가 어떻게 시작됐고, 무엇보다 어떤 시대적 배경에서 시작됐으며, 그게 또 어떤 이유로 세계적 예술이 됐는지를 추적한다. 모두들 백남준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잘 모르고 있거나, 아니면 전혀 알지 못하는, 그래서 그의 깊은 내면에 자리하고 있었던, 전위예술가로서의 시대적 스피릿이 무엇이었는가를 새삼 생각하고 깨닫게 만든다. 그는 왜 TV와 미디어에 집착했을까. 백남준은 어쩌면 지금의 인터넷 네트워크 세상을 예견했던 것은 아닌가. 세상이 첨단화를 거듭해 나갈 때 미술과 예술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건 백남준 시대만의 고민인 것인가. 아니면 쳇GPT와 같은 인공지능이 판치고 OTT가 넘쳐나는 지금의 시대에 있어서도 과거 백남준이 던졌던 예술적 화두는 여전히 유효한 것인가. 그 모든 것이야 말로 ‘백남준 : 달은 가장 오래된 TV’가 던지고 있는 질문으로 보인다.가장 궁금한 것은 이 다큐멘터리가 세상에 나오면 (12월 개봉 예정) 과연 젊은 세대들이 얼마나 호응할 것인가 여부다. 아마도, 그리고 비교적, 젊은 세대 관객들에게는 철저하게 외면 받을 공산이 크다. 요즘 이런 작품, 젊은 관객들이 거의 찾지 않는다. 대중들은 백남준을 모른다. 알면 기적이다,라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보다 정확하게는 관심이 없다. 세상과 문화가 점점 하향평준화 되고 있다는 얘기다. 많은 관객들은 세상의 여러 이슈에 대해 고민하는 영화나 작품에 대해 꽤나 지루해 하는 경향성을 보인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아주 ‘재수없어’ 한다. 잘난 척 하는 게 싫다는 것이다. 세대간 계층간 불일치의 화법이 난무한다. 이런 영화를 만명, 2만명, 3만명이 보게 할 수는 없을까.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을 자본주의 이윤 동기만이 지배하는 지금과 같은 세상에서는 문화와 예술이 숨 쉴 공간은 점점 좁아 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과 영화는 어떻게든 살아 남을 것이라는 점이다. 극장이 급격하게 쪼그라들고 있고 언젠가는 ‘오래 전에 세상엔 극장이라는 것이 있었단다’란 구전이 돌아 다닐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지만 그럼에도 영화는 사망하지 않을 것이며 예술은 그 생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할리우드 영화 ‘크리에이터’에서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극중 주인공인 마야의 입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이제 정말 이 전쟁을 끝내야 해.” 이상하게도 마야가 여기서 얘기하는 전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의 것만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것만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인간사 모든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영 간 싸움, 계급계층간 싸움, 젠더 간, 세대 간 갈등 그 전부를 얘기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 인간주의, 휴머니티를 이어 가는 한, 영화는 루이제 린저의 말마따나 생의 한 가운데에서 게속 이어져 나갈 것이다. 절대적 수치는 줄어들지라도 극장 역시 우리 삶의 한 편에서 존재해 나갈 것이다. 그렇게 영화는 계속해서 세상의 만사가 될 것이다. 그것이야 말로 백남준 다큐, ‘백남준 : 달은 가장 오래된TV’가 던진 궁극의 질문이다. 왜 지금, 다시, 백남준인가.오동진 영화평론가 2023.10.12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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